개인회생은 채무 부담을 덜어주는 강력한 제도지만, 특히 부부가 함께 신청할 때는 절차와 계산이 훨씬 복잡해집니다. 사소한 실수 하나가 변제액 증가나 신청 기각으로 이어질 수 있죠. 여기서는 실제 사례와 경험을 바탕으로, 부부가 개인회생을 진행하며 자주 하는 실수와 이를 피하는 방법을 정리합니다.
"내 채무만 적으면 되겠지"라는 생각
부부 공동 신청의 가장 큰 함정은 채무 누락입니다. 많은 분들이 “내 빚만 쓰면 된다”고 생각해 배우자 채무나 공동 채무를 빠뜨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법원이 생활 단위를 ‘가구’로 보기 때문에, 배우자 명의 채무라도 가계 재정에 영향을 주면 심사 대상에 포함됩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아내 명의 카드론을 누락한 채 남편 단독 명의로만 신청했다가 심리 과정에서 통장 거래 내역에서 해당 카드 결제 내역이 드러나 기각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예방법: 신청 전 최소 1년 치의 부부 양쪽 계좌 거래 내역, 카드 사용 내역을 전부 확인하세요. ‘내 채무’와 ‘배우자 채무’의 경계를 법원이 보는 기준으로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활비를 터무니없이 적게 쓰는 경우
변제 계획서에서 가계 지출을 적을 때, 생활비를 너무 적게 잡는 실수를 많이 합니다. 일부러 줄여서 변제액을 낮추려는 의도지만, 현실성이 없으면 법원에서 “실현 불가능” 판정을 내립니다.
예를 들어, 네 식구가 한 달 80만 원 생활비로 산다고 하면, 서류만 봐도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결과적으로 재작성 요구나 기각으로 이어집니다.
예방법: 실제 가계부나 통장 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범위로 기재하세요. 부부 공동 신청의 경우 가족 단위 생계비를 산정하니, 법원 표준생계비와 크게 차이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재산 평가를 시세와 다르게 하는 경우
재산을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는 것도 큰 실수입니다. 과소평가하면 허위 기재로 의심받고, 과대평가하면 불필요하게 변제액이 올라갑니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공시지가가 아니라 실거래가를 참고해야 하며, 자동차는 보험가액과 주행거리·사고 이력을 함께 반영해야 합니다.
예방법: 부동산은 최근 6개월 이내의 거래 사례를 참고해 시세를 산정하고, 차량은 보험사나 중고차 시세 사이트에서 조회한 자료를 첨부하세요.
변제 계획의 현실성 부족
서류상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실제 소득과 지출 구조가 맞지 않으면 진행이 어렵습니다. 변제액을 과도하게 잡아 중도 탈락하는 사례도 흔합니다.
예를 들어, 월 소득이 300만 원인데 변제액이 200만 원이면, 3년을 버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예방법: 최소 3년간 유지 가능한 변제액을 설정하세요.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수입 변동을 고려한 ‘완충 구간’을 반드시 마련해야 합니다.
서류 준비를 대충 하는 경우
부부 공동 신청에서는 제출 서류가 두 배입니다. 그런데 일부 부부는 본인 서류는 꼼꼼히 준비하면서 배우자 서류는 미루다가 보정 요구를 받고, 시간과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방법: 신청 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한 번에 준비하세요. 소득증명, 재산목록, 채무내역, 가족관계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각종 계약서 등을 빠짐없이 챙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숨기면 모를 것’이라는 착각
배우자나 가족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채무나 재산을 숨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금융거래 조회, 등기부, 차량등록 조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산과 채무를 확인합니다.
숨긴 것이 드러나면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어 기각 사유가 됩니다.
예방법: 숨기는 대신, 해당 재산·채무가 변제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필요하면 매각 후 변제금 마련으로 계획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변호사나 법무사와 소통 부족
전문가 도움을 받는 경우에도, 모든 서류를 맡기고 아무 확인도 하지 않는 것은 위험합니다. 부부 공동 신청은 생활비·채무·재산이 얽혀 있어서, 한쪽 정보가 잘못 들어가면 전체 계획이 흔들립니다.
예방법: 제출 전 반드시 최종 서류를 함께 확인하세요.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바로 수정 요청을 해야 합니다.
부부 개인회생은 단순히 서류를 제출하는 절차가 아니라, 가계 재정을 법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성급한 신청이나 대충 만든 계획은 오히려 부부 모두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신청 전에는 채무·재산·생활비를 현실적으로 정리하고, 숨김 없이 투명하게 기재하며, 변제 계획을 ‘버틸 수 있는 수준’으로 세워야 합니다. 실수를 줄이는 것이 결국 승인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